평소에 저는 '못을 안 쓰면 벽이 안 망가진다'고 믿었습니다. 그 믿음 때문에 오히려 벽지를 더 크게 뜯어냈고, 새벽에 소파 위로 액자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. 못 없이 액자를 거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. 다만 '못을 쓰지 않는 것'과 '벽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'은 처음 생각만큼 같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. 못을 피하려다 벽지를 더 크게 망가뜨린 실패 경험재작년 11월, 거실 가구 배치를 바꾸면서 벽에 걸린 가족사진 액자 세 개를 내렸습니다. 못을 펜치로 하나씩 뽑다가 마지막 못이 특히 단단하게 박혀 있었고, 좌우로 흔들면서 잡아당기자 벽지가 손톱 두 개 크기로 함께 뜯겨 나왔습니다. 멀리서 보면 별것 아닌 흔적이었는데, 오후 햇빛이 비스듬하게 들어오자 뜯긴 자리에 그림자가 생겨 훨씬 크게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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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. 8. 10. 07:18